친웨이쟝과 중국 흑사회

이 이야기는 중국 CCTV에도 방영되었고 국내에서도 어느정도 알려져 있는 얘기지만 국내에서 떠도는 얘기들이 일부 와전된 내용들이 있는 것 같아, 중국 인터넷 기사등을 뒤져서 재 정리한 내용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집단군 군장 친웨이쟝(秦卫江), 중국 조직폭력배(흑사회)를 박살내 놓은 인물이다. 흑사회라는 건 '삼합회'같은 조직 이름은 아니고 중국에선 조폭들을 통틀어 '흑사회'라고 부른다.


   ▲ 친웨이쟝(秦卫江)


 친웨이쟝은 누구?

친웨이쟝이란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면, 북경군구 27 집단군 군장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군단장이고, 계급은 대교였다. 대교라고 하면 영관급 최상위 계급(대령급)이지만 중국 인민해방군 계급이 우리나라와 달리 장성급이 3개(소장, 중장, 상장)로만 이루어져 있어 상위 순으로 따지자면 준장급으로 볼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군단장급은 통상적으로 중장이 맡는다. 현재 이 사람의 계급은 일부 사진에서 별 2개를 달고 있는걸로 보아 중장까지 진급한 것으로 보인다.

북경군구라고 하면 우리나라로 치면 수도방위를 담당하는 제 3 야전군으로 볼 수 있고, 집단군은 그 예하의 군단급으로 보면 되겠다. 집단군 군장이면 휘하 병력이 약 5만명에 예하 3개 보병 사단과 기갑여단, 포병여단, 대공포여단, 3개 육군 항공여단등이 배치되어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북경군구 집단군 군장 급이면 시진핑의 측근이라고 하니, 위세가 말도 안되게 높겠다.

 

그런데 어떤 한 멍청한 흑사회가 이 사람을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묵사발이 난 사건이다.



 사건의 전초

2007년 9월 친웨이쟝은 어느날 친구와 함께 참모만을 대동하여 부대 근처에 있는 진바이판사우나(金伯帆洗浴中心)라는 4성급 호텔에 가게 된다. 그런데 그 호텔은 오유(吴迪)라는 흑사회 보스가 관리하는 조직 거점이었다.

 


 ▲ 사태가 일어난 호텔, 당시 지역에서 제일 크고 인지도 높은 호텔이었다고 한다.


친웨이쟝은 호텔에서 사우나를 마친 후 친구와 얘기를 하다 실수로 찻잔을 깨뜨리게 되는데, 곧 사과를 하고 배상을 해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웨이터는 10위안(한화 약 1,500원) 짜리 찻잔이니 50위안을 내놓으라고 하고, 어이없는 웨이터에게 화가난 친웨이쟝은 10 위안 짜리인데 왜 50 위안을 내야 하냐며 배상은 해주겠으나 너무 가격이 높다고 한다. 그러자 웨이터는 50 위안이 비싸면 100배를 내라고 소리를 치고 친웨이량은 이미 머리 끝까지 화가난 상태였다. 


 

 ▲ 중국 흑사회, 본 사건과는 무관한 양아치 도화지들

 

그때 옆에 대동하였던 참모가 호텔 매니저를 부르라고 하자, 웨이터는 호텔 매니저를 보려면 500위안을 내라고 한다. 마침 호텔 매니저가 내려오고, 참모는 이 분은 근처 부대 군장인데 웨이터가 너무 비싼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자, 그 소리를 듣던 매니저는 당신이 군장이면 우리도 군장이라며 무시한다. 화가 날대로 난 친웨이쟝은 당신들 조폭이냐고 묻자, 매니저는 조폭이 맞다. 그럼 어쩔꺼냐며 되받아 친다. 



 돌격 앞으로

친웨이쟝은 화를 꾹 참고 참모에게 500원을 건네주라고 말하며 호텔을 빠져나온다. 호텔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휘하 보병 여단장에게 전화를 하고 여단장은 바로 휘하 부대원에게 출동 명령을 내린다. 이때 출동한 병력은 총 500여명으로 200명은 95식 자동보총으로 무장, 300명은 야전삽과 곡괭이로 무장하고 장갑차 20대, 군용트럭 10대, 대전차 무기 20기가 같이 출동하였다고 한다. 대전차 무기는 왜..? ;;

 

먼저 200여명은 호텔 주변을 봉쇄하고, 100여명은 친웨이량을 호위하고 나머지 200여명은 명령 대기 중이었다.

 

 

 ▲ 호텔을 봉쇄한 병력

 

총 500여명이 병력이 친웨이량에게 경례를 하고 명령을 기다리고 있자. 호텔 매니저가 다시 나타났다. 그때 친웨이쟝이 찻잔 하나를 가져와 매니저에게 이게 얼마냐고 묻자. 매니저는 겁에 질려 아무말도 못했다. 곧 명령 대기 중이던 200여명의 병력이 호텔의 1층에서부터 4층까지, 다시 4층에서 부서 1층까지 호텔을 박살내기 시작했다. 해당지역에서 제일 크고 꽤 인지도가 있었던 그 호텔은 그 사건으로 완전히 박살이 났다.

 

 

 ▲ 박살난 호텔


 흑사회 보스의 반격?

당시 흑사회의 보스, 즉 사장이었던 오유(吴迪)는 호텔에 없었다. 호텔이 누군가에게 박살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오유는 자기 부하 500 여명을 모았다. 그 당시 그는 자신의 호텔을 부수고 있는 사람들이 군인 들이라는 사실은 몰랐기에 부하들은 큰 칼과 심지어는 권총까지 휴대하고 호텔로 향했다. 

하지만 호텔에 도착한 500여명의 조직원들은 군인들이 호텔을 부수는 장면을 보고는 아무도 나서지 못하고 대부분 도망쳤다. 110여명 정도가 뒤이어 도착했지만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사람들은 100여명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도 군인들이 호텔을 부수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할 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멍청한 놈들이긴 하지만 한번에 600여명이나 모을 수 있었다는 걸 보니 나름 꽤 큰 조직이었나 보다. 그만큼 중국이란 나라가 개판이라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권력의 개입

그 후 공안국 국장이 도착했지만 친웨이쟝의 계급을 보고는 당황하여 호텔을 부숴도 상관없지만 사람은 다치게 하지 말아달라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 

공안국 국장이 떠나자, 공안 안전 전문가가 나타났다. 그 역시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그 후 무장 경찰 부대장이 나타났지만 친웨이쟝을 보고 오히려 경례를 하고 떠나버렸다. 

이어서 석가정시(石家庄市) 규율법서기가 나타났는데 친웨이쟝과 담소만 나누고 떠나버렸다. 

오유는 마지막으로 '친구'라고 부르는 하북성 고위관료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으나, 그마저도 자신이 참견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며 관여하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 친웨이쟝(왼쪽)과 그 부친 친치웨이(오른쪽)

 

 친웨이쟝의 실체

그제서야 상황을 알아챈 오유는 친웨이쟝에 대해 조사를 했는데, 친웨이쟝의 아버지인 친치웨이(秦基伟)는 중국 인민해방군 상장으로 북경군구사령원, 중국국방부장을 역임하며 막강한 위세를 떨친 인물이었다. 중국 계급상 상장은 최고 계급이다. 우리나라 대장급이라고 봐도 되고, 북경군구사령원은 1군 사령관, 중국국방부장은 국방부장관 쯤으로 보면 되겠다. 쉽게 말해 오유 입장에선 넘사벽도 이런 넘사벽이 없는 것이지. 이 정도면 시장이 와도 커버 못할 것 같다.


호텔이 완전히 박살난 후 오유는 여러차례 친웨이쟝을 찾아가 용서를 구하고자 200만 위안(한화로 약 3억)을 보상하겠다고 했으나 친웨이쟝은 문전박대를 하며 만나주지도 않았다. 마지막으로 친웨이쟝은 오유에게 사람을 보내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돈은 필요없고 호텔을 다시 수리해놓고 기다리면 자신이 다시 군인들을 보내 때려부수고 이 일을 끝내겠다고 전했다 한다.

 


▲ 법정에 선 오유(맨 오른쪽)



 흑사회 보스 오유의 몰락

친웨이쟝은 군대를 사사로이 움직였다는 이유로 사소한 징계만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지만, 오유는 결국 그 지역에서 세력을 잃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버렸다. 그 후 2012년 흑사회 조직 혐의 및 여러가지 혐의로 징역 20년형 벌금 약 400만 위안을 선고 받았다고 한다.

Posted by 한스재중